[단독]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당했다

          


            

  
충남 논산 B병원 관리부장 지낸 현아무개씨가 대검에 고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4월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수수)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발인은 해양경찰청 경위 출신으로 충남 논산에 있는 B병원에서 관리부장을 지낸 현아무개씨다. 현씨는 윤 지검장과 함께 뇌물 공여 혐의로 B병원 이아무개 이사장, 이아무개 병원장, 이아무개 관리이사 등 경영진도 고발했다. 이들 병원 경영진은 형제지간이다. 이 병원 경영진이 윤 지검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현씨의 주장은 사실일까. 또 B병원과 윤 지검장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고발한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B병원 경영진이 연루됐던 과거 사건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발장에 따르면, B병원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네 차례나 고발당했다. 하지만 네 차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B병원 의약품 리베이트 의혹 사건의 불씨는 그렇게 사그라지는 듯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시사저널 최준필

울산에선 ‘유죄’, 논산에선 ‘무죄’

하지만 다 꺼져가던 의혹의 불씨는 의외의 지역에서 되살아났다. 2007년 4월 울산지검은 의약품 납품업자의 리베이트 관련 장부를 압수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B병원이 의약품 리베이트로 19억48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이 울산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사건은 같은 해 6월 논산지청으로 송치된다. 논산지청의 조사로 병원 경영진 삼형제가 공범으로 지목됐다. 논산지청은 같은 해 10월 이 이사장과 이 이사 등을 기소했다. 이 원장은 기소유예됐다. 이 이사장은 공판에서 “(의약품) 리베이트를 현금이나 계좌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재판장은 논산지청에 병원 경영진의 계좌추적영장을 신청하라고 주문했다.

재판이 진행되던 2008년 3월20일 윤석열 논산지청장이 새로 부임했다. 그는 2009년 1월까지 10개월가량 논산지청장으로 있었다. 논산지청은 재판장이 주문했던 계좌추적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지검장을 고발한 현씨는 “당시 논산지청이 병원 경영진 계좌들을 추적했다면 리베이트 자금 사용 내역을 다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산지청은 2008년 5월 이 이사장에게 징역 2년, 이 이사에게 징역 6월에 추징금 19억4800만원을 구형했다.

하지만 그해 8월 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났지만 논산지청은 항소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병원 경영진의 무죄가 확정됐다. 추징금 19억4800만원 역시 납부하지 않아도 됐다. 반면 B병원 리베이트 의혹이 재점화한 계기가 됐던 울산 지역 사건에선 의약품 납품업자와 병원 모두 배임증재와 배임수재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에선 ‘유죄’, 논산에선 ‘무죄’로 사건이 종결된 것이다. 당시 논산지청 수사검사는 현재 한 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4월25일 “그 사건과 관련해 기자와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법원 관계자를 통해 전해 왔다.

현씨가 당시 사건 처리가 석연치 않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또 있다. 1심 판결문에는 ‘횡령죄로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고 배임수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적시돼 있다. 판결문에서 언급한 ‘횡령죄’는 B병원 경영진이 병원 장례식장 임대보증금 10억원을 횡령한 혐의였다. 하지만 논산지청은 이 ‘횡령죄’도 수사나 기소를 하지 않았다고 현씨는 주장한다. 


고발인 “검찰, 대출금 흐름 제대로 수사해야”

고발인 현씨는 2013년과 2014년에도 뇌물수수와 직무유기 혐의로 윤 지검장을 고발한 바 있다. 현씨는 “당시 검찰의 일방적인 묵살로 수사 개시조차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현씨는 고발장에서 “병원 경영진이 거액의 뇌물을 윤석열 지검장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은 병원 경영진이 예전에 나한테 했던 진술 내용과 (병원의) 대출금 자금의 흐름 내역 등을 면밀히 조사한 후 진상을 밝혀 의법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현씨는 “(윤 지검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의혹이 있는 이 원장과 이 이사뿐 아니라 작고한 김아무개 전 기획이사 등의 발언들을 근거로 고발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병원 경영진과 관계자의 과거 발언들이 ‘결정적 증거’라는 주장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 원장은 자신의 또 다른 친형인 이아무개씨에게 윤 지검장의 뇌물 수수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언을 했다. 이씨는 B병원 감사를 역임했다. 이씨는 고발인 현씨와 함께 B병원 의약품 리베이트 의혹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현씨는 고발장에서 이 병원장이 이씨에게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 당시 공범이던 의약품 납품업자에게도 추징금(19억4000만원)을 같이 분담하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모르는 척하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다. 추징금을 마련하기 위해 땅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급히 대출받았다. 그런데 이제 추징금을 낼 필요가 없게 됐다. 그 대신 ‘그 이상의 돈’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현씨는 이 이사가 했다는 발언도 고발장에 담았다. 이 이사가 리베이트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큰돈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현씨에게 윤 지검장과 얽힌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병원 전 이사였던 김씨는 고발인에게 생전에 여러 차례 “그 대출금은 법조 로비용으로 들어갔다”고 말한 바 있다고 고발장에 썼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08년 5월, 검찰은 이 이사장에게 징역 2년, 이 이사에게 징역 6월에 추징금 19억48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 구형이 나온 직후 병원 경영진은 2008년 7월10일 자신들의 부친이 소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13억원을 대출받았다. 그해 8월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 판결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현씨는 “B병원은 추징금을 마련하기 위해 급히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이 원장은) ‘추징금 이상의 돈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며 “대출금은 현재까지 상환되지 않고 여전히 병원 채무로 남아 있다. 이 대출금의 흐름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씨는 “내 주장이 거짓이면 무고죄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1원도 받은 적 없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현아무개씨의 ‘뇌물 수수’ 주장에 대해 “직무와 관련해 1원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윤 지검장은 4월25일 시사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나한테 돈을 줬다면 돈 준 사람한테 돈을 어떻게 줬는지 물어보라”며 “어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지검장은 B병원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당시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사건이 있었는데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져 (담당)검사가 ‘기소해도 공소유지가 어렵겠다’고 보고해서 그대로 처리하라 한 것”이라며 “B병원 내부에 무슨 복잡한 관계가 있어 가지고 자기들끼리 뭐라고 했는지 몰라도 거기 가서 돈 받을 정도 같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도 못했다”며 현씨의 고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병원 경영진 “전혀 사실 아니다”   

B병원 경영진은 현아무개씨의 고발장 내용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아무개 병원장은 고발인 현씨에 대해 “20년 동안 계속 괴롭혀온 사람으로 돈을 요구했는데 안 줬더니 그런 것”이라며 “결국 협박 공갈죄로 징역도 살다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며 “만나서 차 한잔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13억원 대출과 관련해서도 “로비에 돈이 들어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아무개 관리이사는 “윤 지검장이 여기서 지청장을 했다는데 알지를 못한다”며 “전혀 친분이 없다”고 밝혔다. 13억원 대출에 대해서도 “세월이 한참 지난 거라 모르겠는데, 병원이 대출을 받아 딴 데 쓸 정신이 일원어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