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때, '찬선'이란 벼슬을 가진 盧씨의 집에 도자기로 만든 각시 인형이 있었다.
몇 해 전 골동품상에서 우연히 입수한 귀여운 인형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농담삼아
"당신 그 인형을 좋아 하시나봐요. 어때요? 당신의 첩이라도 삼으시면....."
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후,이상하게도 盧는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되었다.
그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요즘 어디가 편찮으신가요?"
라고 묻자 盧는
"매일 밤 여자가 내 침상에 기어들지 뭐요...."
라고 힘없이 대꾸했다.
 
"설마 그 각시 인형은 아닌지요?"
"그러고 보니 비슷해."
"혹시 그 인형에 동티가 난 것은 아닐까요?"
 
 내외는 의논끝에 그 인형을 절에 기증하고 공양을 드리게 했다.
그 후로 盧氏의 침상에는 여인이 기어드는 일이 없어지고 盧도 차츰 원기를 회복했다.
 
  그 무렵 절에서는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다.

  어느 날 아침 사미승이 본당을 청소하고 있자니 예쁘장한 여인이 나타난 것이다.

 사미승이 의아해서
"누구십니까?"
 라고 묻자 여인은

"난 노찬선님의 첩이란다. 마님의 투기가 심해서 이 절로 쫓겨왔단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절로부터 통지가 있어 노찬선이 달려가 사미승을 만나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여자의 인상과 의상이 각시 인형에 그것과 꼭 같았다.
 
주지 스님에게 인형을 달라고 해서 박살을 내니 가슴 근처에 계란 크기의 핏덩이가 있었다.
 
/ 廣異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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