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80년대 극 후반 즈음에 나온 선이 없이 들고 다니는 전화는 군대 무전기 크기에서 살짝 진화된 크기였고, 그거 하나면 전세계 모든 여자를 꼬실 수 있는 세상이였다.

 

집에 검은색 다이얼 전화기 하나 가지고 있으면 나름 중산층 반열에 오른 듯 자랑도 할 수 있었던 시기,

드라마에서 금도금 입힌 희안한 전화기 하나 놓으면 부자 집 안 배경 세팅 30프로 이상 먹고 가던 시절.

 

초등학교 몇 학년 때 인지는 모르지만 첫 장난 전화가 친구 몇 몇이랑 모여서 무료해진 어느 순간 소방서 119에 걸어 여기 불났어요하고 끊었던 기억이 난다.

 

미친...

 

지금 생각해보면 주소도 얘기 하지 않고 끊었는데도 가슴이 터지도록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히히덕 거리던 기억이 시초였다.

그 이후 이놈 저놈. 전화기를 붙잡고 아는 전화번호라고는 달랑 119.

 

불났어요 하고 손떨리는 감정으로 전활 끊고 희열을 느끼던 그 시기.

 

1970년대 후반 잠깐의 장난전화의 기억을 뒤로 한 체 잊혀졌던 장난은 고등학교를 들어가서 새롭게 진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살지만, 섬처럼 독립된 동네에 살던 우리는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수순처럼 같이 진학할 수 있었고, 그 행운이 불알친구를 우리의 단어라고 믿고 같이 자랄 수 있었다.

 

공부에 치쳐 무료하고 무료했던 고등학교 시절, 방과 후 같이 모인 불알 친구들은

전화기를 붙잡고 000-0000. 7자리의 아무 숫자나 누르고 여자가 받으면 보지라고 얘기 하고 끊고는 당시 마의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은 기쁨에 희희덕 거릴 때 즈음 이였다.

 

보지라고 뱉고 끊던 전화에 용기가 생겼다. 몇 십통 전화 이후에 생긴 객기였을 듯.

 

여자가 받기만 하면 지금의 보빨을 했다. ‘목소리가 좋아요. 같이 자고 싶어요. ‘

 

여지없이 반응은 뚜뚜뚜뚜.

 

당시 여성들은 순수했던 우리만큼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랬다고 굳건히 믿고 싶다.

 

그런 장난 전화가 계속 되던 전화에 예쁜 목소리의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00춘 입니다. 바로 배달 가능합니다

 

친구가 망설이다가 묘한 미소를 띄우며 얘기 했다.

 

저기.. .. 유명한 만두인데  .. 머드라….만두속에 여자 보지 속살을 다져서 만든 그 만두를 뭐라고 하드라? 그거 주문 할라구요.’

 

미친

 

우리 나머지 주위 3명은 배를 잡고 바닥에 쓰러져서 웃고 있었다.

니 친구가 이 따위 미친소리를 하는데 안 웃기겠는가.

 

그런데 그 전화 속 여자분의 대답이 압권이였다.

 

당연하다는 목소리로

. 고객님 그게 군만두 입니다.’

 

커억..

 

내 친구나 우린 모두 순간 얼음이 되어서 방안의 모든 웃음끼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살찍 열이 받은 친구가 다시 한 번 얘기를 이어 나갔다.

 

아니..그 중국 광동 지방인가에서 어린 여자 보지 속살로 만든 만두가 있는데, 그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그거 배달 되냐구요!’

 

~~에 손님! 그게 군만두라구요~”

 

그 친구는 황당함을 머금고 바로 전화를 끊었고 우리는 모두 미친듯한 웃음바다를 10여분 이상 탔던 것 같다.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말이 안되는 기사나 이야기가 나오면

그래 새꺄 그게 군만두야~” 라고 받아 치곤 한다.

 

그 당시, 그 어디 중국집 여자분의 멘탈은 어떤 누구도 못 이길 듯.

 

그 이후 우리의 장난 전화는 다시 한번 진화하기 시작했다.